연예界 소식

[인터뷰] 소현아의 희로애 그리고 락(樂)
  • 등록일 : 2019.07.05
  • 조회수 : 4463

 

 

[임현주 기자 / 사진 bnt포토그래퍼 설은주] 트로트 가수 소현아를 만났다. 

1999년 MBC 강변가요제에서 은상을 수상하고 가수의 생활을 꿈꿨던 소현아. 수상 이후 여러 기획사로부터 가수 제의를 받았지만 2015년이 돼서야 늦은 데뷔를 하게 됐다. 갑작스런 갑상선 암 판정 때문. 가수라는 부푼 꿈을 안고 열심히 달려왔던 그에게 얼마나 절망적인 시간의 연속이었을까. 목소리를 전문적으로 사용해야하는 사람이기에 더 치명적인 질병이었으리라. 그럼에도 소현아는 다시 일어섰다. 마음속에만 머물렀던 자신의 꿈을, 그 새로운 시작을 위해 도전한 것.  

‘강변북로’ ‘여자는 아프다’ 등 자신만의 색깔이 묻어있는 곡들로 많은 무대에 서며 관객들에게 기쁨과 웃음을 주는 소현아, 그런 그가 지난 6월에는 KBS ‘아침마당’에서 윤복희의 ‘여러분’을 선곡해 많은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선사했다. bnt뉴스가 가수 소현아를 만나 그의 희로애락을 담아봤다. 

 

희(喜)

“어렸을 때부터 주현미 선배님 모창도 하고,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곧잘 했다. 내 일생에 유일하게 잘하려고 노력한 것은 노래밖에 없다. 사실 지금이야 장윤정 씨 덕분에 젊은 트로트 가수 분들이 많아졌지만, 99년도 그 당시에는 젊은 애가 트로트 가수를 한다면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좋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음악이 너무 하고 싶더라.”

“그런데 가요제 수상 때문인지 주변 사람들이 노래해보라고 시키고 나서 굉장한 기대의 눈빛을 보내더라. ‘내 실력이 그 정도인가’ ‘그렇게 잘 하는 건 아닌 것 같은데’하는 생각이 들면서 부담이 됐던 것 같다. 그때부터 코러스와 나레이터 일을 하면서 가수의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어느 무대에 서든 스스로 당당해지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꾸준히 연습하다가 자신 있는 실력을 갖춘 순간, 갑상선 암을 선고받았다. 정말 속상하더라.”

로(怒)와 애(哀)

“암 선고 받고 나서는 매일을 울었다. 정말 끔찍했다. 목소리도 잘 안 나올뿐더러 내 목소리가 아닌 소리가 나오더라. 노래는커녕 말도 못하겠더라. 그 속상함은 말로 표현할 수도 없다. 열심히 연습해서 실력도 탄탄하게 쌓아놓고 앨범 데뷔만 앞두고 있던 그 순간, 왜 하필 그때였을까 화도 나고 속상하고 억울하고 눈물 없이 잤던 날이 없었다.”

“다행이 수술결과가 좋았다. 회복하면서 목소리 내는 연습부터 노래 부르기까지 조금 조금씩 연습했다. 그날 소리 낼 수 있는 만큼 노래하면서 녹음 시간을 조금씩 늘려갔다. 그 연습은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핸드폰을 보면 그때의 녹음영상부터 어제 녹음영상, 그저께 녹음영상들까지 다 저장되어 있다. 영상 속 내 모습이 그렇게 웃길 수가 없다. 노래 부르다가 잘 안돼서 화도 내고 펑펑 울기도 하고.(웃음) 과거 목소리가 잘 나왔을 때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열심히 연습했다.”

 

락(樂)

“아픈 시기를 겪고 나니까 나에게 음악이 소중해지더라. 아프고 나니 나쁜 것만 있지 않았다. 물론 과거보다 목상태는 안 좋아졌지만 노래에 감정 이입을 잘하게 됐다. 과거엔 음악하시는 분들이 곡 녹음을 듣고 ‘기능적으로는 문제없지만, 감정적으로 잘 안느껴진다’는 평들을 하시곤 했다. 그래서 보통 템포가 빠르고 밝은 곡들을 받아왔었는데, 수술 후에는 ‘여자는 아프다’는 곡처럼 감정이입이 필요한, 호소력 짙은 발라드 장르의 곡들로 많이 들어오더라. 나 역시 감정 몰입이 잘돼 슬프고 애절한 노래를 부르는 게 과거보다 훨씬 수월해졌다. 지금 곡을 받고 연습중이다. 하면하고 말면 마는 성격이라 열심히 준비 중이다. 늦어도 올해 가을 정도에는 나올 것 같다.”

“어제보다 오늘이 나아야하고,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아야한다. 음악이 됐든 인생의 퀄리티가 됐든 남들은 몰라도 나 스스로가 느끼며 더 나아가는 삶을 사는 게 내 인생의 가치관이다. 부와 인기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당당할 수 있는 가수 소현아가 되고 싶다. 그 목적지를 향해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내 힘으로 달려가고 싶고, 그럴 것이다.”

 

 

[bnt뉴스 기사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