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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라시 결국 우리 모두가 공범”..나영석 PD의 고백, 호기심은 그만
  • 등록일 : 2019.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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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재 기자] 지라시(찌라시)는 범죄다. 그리고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는 옛말이 각종 SNS를 통해 그 위세를 공고히 하는 요즘, 그 지라시는 더 극성을 부리는 중이다.

제51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대상을 받은 ‘스타 PD’로 대중에게 그 얼굴이 익숙한 나영석 PD. 그는 지난해 한 차례 곤욕을 치렀다. 배우 정유미와의 지라시 때문이었다. 두 사람의 불륜설을 다룬 지라시가 지난해 10월17일부터 카카오톡 등을 통해 급속 유포된 것.

이에 다음날 18일 나영석 PD는 “해당 내용은 모두 거짓이며 최초 유포자 및 악플러 모두에게 법적인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나 개인의 명예와 가정이 걸린 만큼 선처는 없을 것임을 명백히 밝힌다. CJ ENM 및 변호사가 이와 관련한 증거를 수집 중이며 고소장 제출을 준비 중”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같은 날 정유미 소속사 매니지먼트숲 역시 “현재까지도 유포되고 있는 루머는 전혀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당사는 사실 무근인 내용을 무차별적으로 유포하고 사실인 양 확대 재생산해 배우의 명예를 실추하고 큰 상처를 준 행위에 대해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 말도 안 되는 루머에 소속 배우의 이름이 언급되는 것조차 매우 불쾌하다. 당사는 악성 루머의 최초 작성 및 유포자, 온라인 게시자, 악플러에 대해 책임을 묻기 위해 증거 자료 수집을 끝마쳤고, 오늘 법무 법인을 통해 고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속칭 찌라시를 작성하고 또는 게시 유포하는 모든 행위는 법적 처벌 대상이며 이번 일에 대해 어떠한 협의나 선처도 없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한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두 사람의 불륜설을 최초로 작성하고 유포한 프리랜서 작가 정모(29) 씨와 방송 작가 이모(30) 씨 등 3명과 이를 인터넷 공간에 게시한 간호조무사 안모(26) 씨 등 6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그 중 8명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경찰 측은 재수생, 대학생, 간호사 등 지라시 유포자의 면면이 평범했다며, 정보통신망을 통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은 최초 유포자가 아닌 단순 유포자도 명예 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음을 강조했다.

 

3월12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스탠포드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개최된 tvN ‘스페인 하숙’에서 나영석 PD는 지난해의 유명세를 언급하는 취재진의 질문에 “글쎄요” 하며 헛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는 “개인적인 질문이기 때문에 짧게 얘기하겠다”고 운을 뗀 후, “마음고생이 없진 않았어요. 좀 억울하더라고요”란 말 뒤에 또 헛웃음을 내뱉었다. 헛웃음은 나영석이 때 아닌 지라시 때문에 얼마나 심적 고통이 심했는가를 알 수 있는 일종의 지표였다.

그는 “뭐라고 얘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키보드 치는 소리가 들리니까 되게 무섭다. 적절히 편집해 달라. 개인적인 일이고 나도 내 심정을 객관화시키기가 힘들다”고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나영석 PD는 잠시 뜸을 들인 뒤, “얼마 전 완전히 결론이 난 건 아니지만 몇몇 분들께서 검찰로 송치가 됐다고 들었다. 변호사를 통해서, 기사를 통해서 접했다”고 했다. 이어 “어”라는 말과 함께 또 한 번 뜸을 들인 후, “여쭤보면 어디서 소문을 듣고 그렇게 썼다고 하시더라”고 결국 불확실한 소문이 사건의 출발점임을 알렸다.

“아, 왜 이런 말을 주저리주저리 하고 있는지”란 말과 함께 또 헛웃음을 터뜨린 나영석 PD. 그는 “하여튼 가족들에게 심려를 끼치게 돼 미안했다”고 사랑하는 가족이 받았을 상처를 기억했다. 그는 또 한 번의 헛웃음 뒤 말을 정정하며 “‘나 그런 적 없어’를 증명하기 위해 누구를 고소하는 게 참 마음이 좀 그렇더라. 기쁜 일만은 아니었다. 10명이 송치된다고 들었는데 ‘아싸 다 잡았어’ 같은 느낌은 아니었다”고 결국 모두가 피해자였음을 알렸다.

나영석 PD는 “그분들께서 글을 올리셨기 때문에 그분들께서 가장 큰 죄를 지으셨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사실 그 이야기가 나중에 퍼지고 퍼지는 데는 우리 모두가 공범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일반인 분들을 욕하는 게 아니라 나 또한 내 일이 아닌 다른 경우는 그런 틀이나 과정 속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그 또한 방관자였을 때를 기억했다.

앞서 그는 지난해 10월 입장 표명에서 “다만 한 가지 슬픈 일은 왜, 그리고 누가, 이와 같은 적의에 가득 찬 가짜 뉴스를 생산하고 퍼뜨리는가 하는 점”이라며, “너무 황당해서 웃어넘긴 어제의 소문들이 오늘의 진실인 양 둔갑하는 과정을 보며 개인적으로 깊은 슬픔과 절망을 느꼈다”고 했던 바 있다. 유포 역시 범죄의 일부임을 강조한 것.

“이런 얘기 길게 할 필요 없는데 왜 이러지” 하며 또 헛웃음을 터뜨린 그를 향해 사회자 MC배는 “충분히 전달된 것 같다”며, “오늘은 ‘스페인 하숙’의 날이니까 기쁜 날이니까 금요일 오후 9시 10분 ‘스페인 하숙’을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과연 잘못의 주체는 누구일까. 천리도 성큼 갈 수 있는 ‘발 없는 말’? 아니면 그 말이 세상에 태어나게 한 ‘발언 당사자’? 누가 됐든 나영석 PD의 언급처럼 대상을 향한 악의 혹은 적의를 말에 싣는 일은, 게다가 그 진위 여부가 불분명한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일은 “호기심에…”란 변명 따위로 용서받을 수 없는 일임이 분명하다.(사진제공: CJ ENM)

 

 

[bnt뉴스 기사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