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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눈물까지 흘린 ‘사바하’, 피를 토하고 뼈를 깎다 (종합)
  • 등록일 : 2019.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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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재 기자] ‘사바하’가 신의 존재를 묻는다.

영화 ‘사바하(감독 장재현)’의 언론시사회가 2월13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장재현 감독, 이정재, 박정민, 이재인, 진선규가 참석했다.

‘사바하’는 신흥 종교 집단을 쫓던 박 목사(이정재)가 의문의 인물과 사건을 마주하게 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검은 사제들’를 연출한 장재현 감독이 약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전작이 카톨릭과 ‘구마 사제’를 다루는 영화였다면, 이번 ‘사바하’는 기독교와 불교의 접목으로 관객의 흥미를 돋운다. 감독은 “전작이 구마, 즉 엑소시즘을 소재로 다룬 영화였다. 그래서 ‘사바하’ 역시 오컬트적인 영화라고 생각하시더라”며, “나는 그렇게 오컬트적인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초자연적 현상을 다룬다기보다 종교적 색채가 진한 영화다. 정통 오컬트 영화를 의도하진 않았다. 다소 다크한 종교적 세계에 나오는 장르적 요소를 버무린 미스터리 스릴러라고 생각한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데뷔작부터 ‘사바하’까지 줄곧 종교를 극에 등장시켜온 장재현 감독의 종교는 기독교다. 그것도 모태 신앙이라고. 그는 “나는 유신론자이고 그 절대자가 선하다고 믿는다. 믿는데, 가끔 세상을 보면 그렇게 흘러가지 않아서 슬프더라. 의심이 들기보단 원망스러운 부분이 많았다”고 했다. 이어 “어떠한 일에는 항상 희생이 있어야 되더라. 그래서 성경 구절 중 그런 요소를 가진 마태복음 2장 16절을 보며 항상 ‘왜 그랬을까? 왜 가만히 있을까?’ 같은 의심 섞인 원망을 하곤 했다”고 신의 존재가 신기루처럼 느껴지는 현재를 언급했다.

극 중 박 목사는 신이 어디에 있냐고 여러 번 질문한다. 장재현 감독은 “박 목사 캐릭터는 어떻게 보면 작가이자 감독인 내가 많이 투영된 캐릭터”라며, “박 목사가 신을 찾는 이야기는 신을 찾으려 하다가 악을 만났다는 한 줄에서 시작됐다”고 출발점을 알렸다.

감독은 “불교에는 악이 없다. 항상 변한다. 선에서 악으로, 악에서 선으로, 새로 태어나기도 하고, 한 개가 두 개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도 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이 영화도 계속 전복된다. 그리고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호한, 불교의 기본 베이스를 최대한 벗어나지 않고 담으려고 했다”고 작품에 불교 정신이 다수 투영됐음을 전했다.

전작 ‘검은 사제들’과 다르게, ‘사바하’는 서사가 캐릭터를 끌고 가는 작품이다. 장재현 감독은 “신을 찾는 박 목사와, 악을 찾는 나한(박정민), 그리고 그 사이에 껴있는 쌍둥이(이재인). 이렇게 세 명의 이야기가 서로 다르게 진행되다가 나중에 결국 다 합쳐지는, 그 누구의 이야기가 아닌 결국 서사가 주인공인 영화를 만들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고 했다. 이어 “배우 분들께서 균형을 정말 잘 잡아주셨다”고 공을 출연진에게 돌렸다.
 

 

 

 

 

 이정재는 신흥 종교의 비리를 쫓는 종교문제연구소 소장 박 목사를 표현했다. 사슴동산에게서 이상한 낌새를 느낀 그는, 처음엔 돈벌이로 일을 시작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차 많은 의문을 마주하며 본격적으로 사슴동산의 미스터리를 파헤친다.

이정재는 “이전 작품과 다른 모습을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은 욕구가 굉장히 많다. 해보지 않은 장르 내지 해보지 않은 캐릭터 위주로 시나리오를 보게 된다”고 그의 작품 선택 기준을 알렸다. 이어 “당시 내가 본 시나리오 중 가장 재밌는 시나리오였다. 이런 장르에 출연한 적도 없었다”며, “박 목사 캐릭터로 내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사바하’ 출연에 배우 이정재의 의도가 담겼음을 소개했다.

배우는 박 목사에 관해 “마음에 굉장히 상처가 많은 인물”이라며, “어떤 때는 신에게 반항하고 어떤 때는 순응하는 아주 위태위태로운 목사”라고 설명했다. 또 이정재는 “박 목사와 그 주변 인물들이 함께하는 모든 신에서 긴장감을 어느 수위에 놓고, 또 그 강도는 어느 정도에 맞춰야 관객에게 정확히 전달될지를 고민했다”고 연기 주안점을 전했다.

 

 

 

 

 

 

 진선규가 박 목사를 돕는 고등학교 후배 해안 스님을 연기했다. 처음엔 선배의 성화에 못 이겨 시작했지만 불교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미스터리를 푸는 결정적 실마리를 제공하는 인물이다. 특히 해안 스님의 외양은 배우가 영화 ‘범죄도시’에서 연기한 하얼빈 출신 사채업자 위성락을 떠올리게 해 묘한 기시감을 형성한다.

진선규는 “‘범죄도시’ 빡빡이와는 확실히 다른 빡빡머리인 거 같다”며, “그때는 안 좋은 생각을 가진 인물이었다면 지금은 도에 대해서, 선에 대해서 생각하는 순화된 스님”이라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자료 조사를 통해 지적으로 보이는 스님을 찾아봤다고 소개한 그는, “‘범죄도시’와는 색다른 느낌의 빡빡머리를 표현할 수 있어서 기뻤다”고 알렸다.

또한, 영화 ‘극한직업’을 통해 최근 ‘천만 배우’에 등극한 진선규다. 그는 “주위에서 계속 천만 기운을 불어넣어 달라고 말씀하셨는데 내가 불어넣지 않아도 너무 잘될 거 같다”며, “필요할 때마다 조금 조금씩 기운 불어넣도록 하겠다”는 말로 웃음을 안겼다.

 

 

 

 

반면, 마지막 인사에서 장재현 감독은 눈물을 터뜨려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이정재가 그의 포켓 스퀘어로 눈물을 닦아주는 광경은 덤. 감독은 “진짜 피를 토하면서 적고 뼈를 깎으면서 찍었다”는 말로 그가 약 3년에 달하는 ‘사바하’ 제작 기간 동안 겪은 노고를 짐작케 했다. 2월20일 개봉.(사진출처: bnt뉴스 DB) 

 


 [bnt 뉴스 기사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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